
[Verse 1] 열네 살의 어느 날 병원에서 너를 만났어 나는 아직 어렸고 너는 세 살이 많았어 소독약 냄새 사이로 자꾸 네가 보였고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계속 너를 봤어 [Pre-Chorus] 좋으면 좋다고 말해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그 말이 어려웠던 나를 너는 천천히 바꿨어 [Chorus] 내 모든 처음엔 네가 있었어 처음 손을 잡던 날도 처음 기대던 어깨도 눈만 마주쳐도 얼굴이 빨개지던 너 그때는 몰랐어 첫사랑이 이렇게 오래 남는 건지 [Verse 2] 도서관 맨 뒤에서 손이 잠깐 스치면 괜히 책장만 넘기던 네가 참 귀여웠어 내 하품 하나에도 웃고 작은 버릇까지 따라 하던 너 별것 아닌 그 장면들이 왜 아직 남아 있을까 [Pre-Chorus] 우리 아빠 앞에서는 그렇게 긴장하면서도 군대는 어떻게 할 건지 나를 어떻게 책임질 건지 호랑이 같은 질문 앞에서 끝까지 또박또박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너는 진지하게 말했어 [Chorus] 내 모든 처음엔 네가 있었어 처음 믿어본 미래도 처음 그려본 결혼도 어머님이 건네주던 도시락과 안부까지 나는 어느새 너의 가족도 좋아했어 [Verse 3] 처음 너희 집에 갔던 날 할머니를 돌보던 너를 봤어 너는 너무 익숙했고 나는 조용히 옆을 도왔어 나는 그날 네가 더 좋아졌는데 그게 우리 집에는 헤어질 이유가 됐어 집안의 사정도 한부모라는 이유도 돌봐야 할 가족이 있다는 것도 우리 앞을 막았어 [Verse 4] 그래도 오래 버텼어 열네 살의 나는 열일곱 열일곱의 너는 스무 살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땐 둘 다 아직 아이였는데 어느새 너는 먼저 어른이 되었고 나는 아직 그 문턱 앞에 서 있었어 같이 크면 괜찮을 줄 알았어 시간이 우리 편일 줄 알았어 근데 이상하게 어른이 가까워질수록 우리의 미래는 더 멀어져 갔어 [Verse 5] 그러던 어느 날 내가 크게 무너졌고 너는 먼 길을 달려와 나보다 먼저 울었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돼 그냥 내 곁에 있어줘 내가 지켜줄 수 있게 혼자 있지 말아줘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도 끝내 아무 말도 못 했어 너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너까지 아플까 봐 [Bridge] 그리고 다음 날 우린 벤치에 앉아서 오래 울었어 해야 할 말은 많았는데 아무 말도 못 했어 나는 열일곱 너는 스무 살 딱 한 걸음만 더 가면 정말 어른이 될 것 같았는데 우린 그 문턱에서 서로를 놓아야 했어 다른 사람을 만나도 돼 그러니까 사라지지만 마 그 말을 듣고 나는 더 많이 울었어 전날엔 날 지켜주겠다던 네가 그날은 남아달라고 했어 [Final Chorus] 내 모든 처음엔 네가 있었어 처음 설레던 마음도 끝까지 가고 싶던 마음도 아무것도 없으면서 서로를 책임지겠다던 우리도 열네 살과 열일곱 살로 만나 열일곱과 스무 살이 되어 같이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 우린 그 앞에서 헤어졌어 첫사랑은 그런가 봐 끝난 뒤에도 오래 남아서 다른 사랑을 만나도 자꾸 기준이 되나 봐 나 하나로 세상이 가득한 것처럼 그렇게 좋아해주는 사람을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나는 이십 대 후반에 가까워졌어 [Post-Chorus] 가끔은 그게 제일 아파 우리가 너무 어려서 끝난 것 같다가도 조금만 더 컸다면 달라졌을 것 같아서 같이 어른이 되자는 약속은 결국 지키지 못했는데 나는 아직도 그 시절에 남은 것 같아 [Outro] 가끔 네 편지를 생각해 자기를 내 남편이라고 적어두었던 글씨 결국 그 미래는 오지 않았지만 그때의 마음까지 거짓은 아니었어 내 모든 사랑의 처음은 너였고 가장 아픈 헤어짐도 너였어 그리고 무엇보다 같이 어른이 될 줄 알았던 사람이 어른이 되는 문턱에서 내 곁을 떠났다는 것 아마 그게 내 첫사랑을 오래 남게 한 가장 큰 이유였나 봐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길 내 첫사랑은 짝사랑이 아니었다고 누군가 그렇게 말할 때 그 첫사랑이 나였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