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시부] 포도나무 아래 여름 한나절 새콤달콤 익기를 기다리던 아이 맑은 시냇물에 물장구치고 오일장 어머니 따라 걷던 길 [스케르초] 연탄불 꺼진 날엔 늦은 저녁밥 설거지는 한두 시간 나의 몫 옆집 명희와 소꿉놀이 숨바꼭질 해 지는 줄도 모르고 놀았네 [트리오 — 느리고 여리게] 왕자처럼 귀하던 하나뿐인 동생 너무 일찍 하늘로 보내고 한동안 말없이 흐르던 낙동강 그 슬픔도 우리 집의 이야기 [재현부] 대보름 다리를 건너던 사람들 통통배는 김해로 떠나가고 만화책 몰래 보시다 들킨 아버지 온 식구가 함께 웃던 밤 [코다] 동짓날 태어난 아이 생일상엔 팥죽과 미역국이 나란히 그 어린 날이 아직 여기 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