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장구 가락이 경사스럽게 들썩이고, 쾌활한 가야금 선율이 흐른다) (남) "어허, 이 경사스러운 환갑잔치에 나그네 밥 한 술 안 주다니 섭섭하오! 내 축하 시 한 수 올릴 터이니, 술 한 잔 건네주시구려!" [Verse 1 - 逐客] 동네방네 소문난 대감집 환갑잔치 초라한 삿갓이라 문전에서 쫓겨났네 사람이 사람 집에 사람 대접 못 받으니 "人到人家不待人" 인도인가부대인 "主人人事難爲人" 주인인사난위인 주인의 인사가 사람답지 못하도다 서른두 자 그 시에 사람[人]이 열 자라 주인이 얼굴 붉어지며 상석으로 모시네 [Verse 2 - 첫 번째 반전] 알고 보니 오늘이 노인의 환갑날 자식들 둘러앉아 축시 한 수 청하니 "彼坐老人不似人" 피좌노인불사인 "저기 앉은 노인은 사람 같지 않구나" 잔치판이 찬물 끼얹은 듯 쩍 갈라지고 아들들 주먹 쥐고 일어서려는 찰나 "疑是天上降眞仙" 의시천상강진선 "아마도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일세" 그제야 노인 입꼬리가 귀에 걸리네 [Chorus] (장구 장단 들썩이며) 화났다가 웃고, 욕했다가 복을 빌고 글 한 줄로 세상 사람 들었다 놓는구나 삿갓 하나 걸치고 웃음 파는 이 길 누가 알아주든 말든 나는 나대로 읊조리리 [Verse 3 - 두 번째 반전] "其中七子皆爲盜" 기중칠자개위도 "여기 있는 일곱 아들은 모두 도둑놈이라" (음악이 뚝 끊기고, 북소리 한 번 쿵!) 잔치판이 또다시 발칵 뒤집히고 주인장 안색이 흙빛으로 변해갈 때 술 한 모금 축이고 껄껄 웃으며 쐐기를 박네 "偸得碧桃獻壽筵" 투득벽도헌수연 "서왕모 선도 훔쳐 환갑상에 바쳤구나" 온 집안이 껄껄 웃으며 술잔을 높이 드네 [Bridge] (태평소 소리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며 축제 분위기로) 어허라, 도둑이로세, 효성 깊은 도둑이로세 화를 내랴 웃으랴 가슴을 쓸어내린 주인장 가장 좋은 술과 고기 부랴부랴 내어오니 시 한 수로 냉대가 최고의 대접이 되었네 [Chorus] 화났다가 웃고, 욕했다가 복을 빌고 글 한 줄로 세상 사람 들었다 놓는구나 삿갓 하나 걸치고 웃음 파는 이 길 누가 알아주든 말든 나는 나대로 읊조리리 [Outro] 배불리 먹고 마시니 이보다 더 좋을쏘냐 "대감, 일곱 아드님 덕에 만수무강하시오!" 잔치 구경 잘하고 삿갓 깊게 쓰며 대문을 나서네 내치는 법도 반기는 법도 다 내 붓끝에 달렸더라 (장구 가락 흥겹게 몰아치다, "껄껄껄" 웃음소리와 함께 fade ou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