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워낸 줄 알았던 하루에 문득 네가 스며들어 아무렇지 않던 장면들이 너로 가득 번져가 익숙하게 걷던 이 길도 이젠 낯설게 느껴져 혼자인 게 편해질수록 더 선명해지는 너 지워보려 애를 써봐도 다시 제자리인 걸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믿었는데 아직도 네가 남아있어 지워지지 않는 기억처럼 눈을 감으면 더 또렷해져 다시 너를 부르게 돼 끝난 줄 알았던 사랑이 여전히 나를 붙잡아 하루 끝에 결국 난 또 너에게로 돌아가 정리해둔 사진들 사이 웃고 있는 우리 둘 지워보려 멈춰선 손끝 결국 또 멈춰버려 별것 아닌 하루 속에도 자꾸 네가 겹쳐 보여 아무 일 없는 척해봐도 마음은 숨기질 못해 혹시 너도 나처럼 아직 남아 있을까 다른 사랑 속에서도 날 떠올릴까 아직도 네가 남아있어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 잊으려 할수록 더 깊어져 내 안에 번져가고 있어 사랑은 왜 늘 이렇게 뒤늦게 나를 찾아와 놓아주지 못한 이 마음 끝내 널 붙잡고 있어 한 번만 더 돌아갈 수 있다면 다른 말을 했을 텐데 그날의 우리를 다시 마주하면 놓지 않았을 텐데 이미 멀어져 버린 시간 속에 혼자 서 있는 나인데 이별이 끝이라 해도 난 아직 그 자리에 아직도 네가 남아있어 지울 수 없는 이름처럼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아 여전히 나를 흔들어 끝내 보내지 못한 사랑 이렇게 나를 붙잡아 오늘도 난 또 같은 자리 너를 기다리고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