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절] 빈방 창에 손을 대고 눈을 감았더니 현관 밖 먼저 나간 구두굽이 들려 서른 넘은 나인데도 골목에만 들어서면 신발끈부터 묶고서 그 발소릴 기다려 [프리코러스] 반납할 비디오테이프 품에 꼭 끌어안고 구두 뒤를 쫓아가던 운동화가 떠올라 [후렴] 한 걸음 앞선 뒷모습 두 걸음 뒤의 어린 나 그땐 몰랐어 그 보폭이 나를 기다린 속도란 걸 눈을 감으면 골목 끝엔 저녁빛이 아직 남아 한 번만 더 뒤를 돌아봐 이번엔 내가 곁에 설게 [2절] 백 원짜리 오락기 마지막 동전 한 닢 계속할까 깜박이는 초록빛 화면 너머 "가자" 하던 그 목소리에 괜히 한 발 늦추고 일부러 늘인 발걸음에 같은 보폭 맞춰 줬지 [후렴] 한 걸음 앞선 뒷모습 두 걸음 뒤의 어린 나 그땐 몰랐어 그 보폭이 나를 기다린 속도란 걸 눈을 감으면 골목 끝엔 저녁빛이 아직 남아 한 번만 더 뒤를 돌아봐 이번엔 내가 곁에 설게 [브리지] 주머니 속 전화가 울려 "천천히 와, 괜찮아" 눈을 뜨면 골목 끝에 기다릴 사람이 있어 [마지막 후렴] 한 걸음 앞선 뒷모습 이젠 나란히 걷는 나 어릴 적 내 뒤에 맞춰 늦춰 주던 그 걸음을 눈을 감으면 아이였고 눈을 뜨면 서른의 나 참 오래 나를 기다렸지 이제 내가 곁에 설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