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se 1] 기억은 없어, 딱 거기까지야 소주 두 병쯤에서 끝난 줄 알았지 근데 아침에 보니 또 시작됐대 냉장고 문 활짝, 치킨 뼈 산더미 전자레인지는 왜 돌아갔고 찜닭 국물은 왜 바닥에 있니 내 손에 묻은 이 양념 흔적 이건 누가 봐도 내가 범인이지 [Chorus] 술만 마시면 난 귀신처럼 부엌으로 기어가 눈은 감고, 입만 벌려 내집의 맛을 찾아가 남은 피자, 냉동만두 모두 다 사라져 그러곤 소파 위에서 김밥 들고 잠들어 [Verse 2] 계란 후라이 네 개는 또 뭐고 마요네즈 자국은 티비 리모컨 핸드폰 사진첩엔 또렷한 증거 라면 먹다 졸며 찍은 내 셀카 친구들 말해, 넌 진짜 못 말려 배달 앱 결제는 또 왜 세 껀이야 내 안에 사는 또 다른 내가 배고픔에 취해 밤을 먹어버려 [Chorus] 술만 마시면 난 유령처럼 부엌을 배회해 불도 안 켜, 조용히 야식의 노예가 되네 떡볶이, 어묵, 파김치 모두 다 비워져 그러곤 바닥 위에서 포장지 덮고 자네 [Bridge] 배고파선 아니야 그건 정말 아니야 그저 무의식의 충동 그 어둠 속의 나… [Final Chorus] 이젠 알겠어, 난 밤의 식신 잠든 듯 깨어서 한입, 또 한입 기억 없이 잔치 벌여 냄새만으로 움직여 눈은 감은 채로 그러곤 식탁 밑에서 젓가락 잡고 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