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년 만에 다시 부른 이름 하나에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를 건넸어 넌 날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아 그때도 난 그저 바라만 봤으니까 아니야, 그냥, 별거 아니야 자꾸만 도망치는 이 말버릇처럼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손끝만 괜히 만지작거려 못다한 첫눈처럼, 녹지 않은 채로 가방 속 깊이 접어둔 그 마음 하나 너는 몰라도 괜찮아, 원망은 없어 그 겨울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으니까 자리를 못 정해 서 있던 나에게 옆자리를 가리키던 손짓 하나 그게 다였는데, 그게 전부였는데 너에겐 스쳐 간 하루, 나에겐 그해 전부 아니야, 그냥, 별거 아니야 오늘도 또 그 말로 덮어버려 앞머리를 걷어내고 살아온 세월 이제는 눈을 마주 볼 수 있을까 못다한 첫눈처럼, 녹지 않은 채로 가방 속 깊이 접어둔 그 마음 하나 너는 몰라도 괜찮아, 원망은 없어 그 겨울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으니까 후회는 없어, 정말 없어 그 시절이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 다만 오늘 밤, 눈이 내리면 잠깐만, 아주 잠깐만 널 떠올려도 될까 못다한 첫눈처럼, 여전히 그대로 꺼내지 못한 편지 하나, 접어둔 채로 너는 몰라도 돼, 그거면 충분해 그 겨울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으니까 눈이 와 그때처럼, 오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