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시골집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큰 짐부터 하나둘 치우고, 버릴 건 버리고, 쓸 만한 건 내다 팔았다. 비워져 가는 집안 구석구석에서 낡고 바래고 뜯기고 수리한 자국들을 발견한다. 주택에서 살던 우리 가족이 처음 아파트 생활을 시작했던 그 집. 분양 받고 입주 전 텅 비어 있던 집 구석구석을 보며 설레던 마음, 이제부터 모든 것이 다 잘될 것 같았던 순간. 가족 모두 웃음과 희망으로 가득했던 순간. 시간이 지나 거실은 멋진 오디오 세트로 채워졌고, 누나 방엔 멋진 피아노가 들어왔고, 처음 내 침대를 갖게 되었던 이제 40년이 된 그 집. 몇 해 후, 이제 겨우 40대 중반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의 마지막 임종을 함께했던 그 집. 아직 철없는 삼남매와 집 하나 덜렁 남아 막막했을 우리 엄마. 그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시집, 장가 보내고 이제 손주들까지 늘어난 식구들과 모이는 날이면 시끌벅적해지던 우리 집. 그 집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짐이 비워진 자리, 낡고 고장 나고 여기저기서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상처들을 보고 있으니 그 상처가 엄마에게도 새겨진 것 같아 안 쓰럽고 한 없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오랜 시간 모든 걸 견디고 지키고 키워낸 엄마와 함께 했고 다섯 식구의 가장 행복했던 다시 올 수 없는 순간을 함께 했던 우리 집에게 이 노래로 마지막 작별 인사를 전한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 정리하다 발견한 처음 보는 아버지 젊은 시절 사진. 아버지! 덕분에 여태 건강하게 큰 탈 없이 잘 살았습니다. 그곳에서도 더 행복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