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택하지 않았던 길의 끝에 “CORRECT”라 적힌 메모 하나 정답을 고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뒤에서 손가락질당하는 기분 오답의 길에서도 또렷이 보이는 그 아이러니가 제일 아파 부재중 알림표 그날 난 아침부터 여기 있었어 숨도 쉬고 말도 했는데 존재했다는 기록 하나 없이 “부재” 한 줄로 지워져 호출 벨은 울리지 않고 대기번호만 계속 넘어가 내 차례는 항상 직전에서 누군가에게 양보된 것처럼 오답이야, 이 소린 노이즈인가? 귀를 막아야 할 잡음인가? Let it go 같은 무책임한 말들 위로처럼 포장된 명령 살아 있는 채로 남아서 아무도 부르지 않는 이름 내가 정한 비밀번호가 어디에도 맞지 않아 틀렸다고만 알려줄 뿐 왜 틀렸는진 말 안 해 비웃듯이 “초등학교 이름”을 묻고 첫 페이지로 돌아가라 해 인증에 실패한 얼굴로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다시 시도, 다시 시도 남은 횟수만 줄어가 시험관엔 ‘비활성’ 딱지 반응 없음, 의미 없음 이 세계의 속도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쓸모없다는 판정 결국 남는 건 폐기 예정 스티커 오답이야, 이 소린 노이즈인가? #Me Too 같은 무책임한 공감 같이 분노하는 척 손을 잡고 돌아서면 손바닥 뒤집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동의 버튼만 남아 다들 말해 틀린 건 나라고 하지만 묻고 싶어 이 시험 문제를 만든 건 누군데 오답이야, 이 소린 노이즈인가? 오답이야, 이 소린 노이즈인가? 듣지 않겠다면 처음부터 왜 들으라 한 거야 오답이야, 이 소린 노이즈인가? 서로를 지워야만 정답이 되는 세계에서 누구나 다 누구도 예외 없이 오답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