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엽 쌓인 마당에 대문을 여니 어디선가 셋이서 쏙쏙 나타나 낯도 안 가리고 제 집처럼 굴며 쌀독 위치까지 냉큼 알려주네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고 나면 어느새 밥상 위엔 그릇이 세 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여 앉아 와글와글 한 상 가득 채워지는 저녁 밥 세 그릇, 오늘도 김이 모락모락 셋이 앉아 다투듯 웃으며 먹는 시간 지붕 위 소식, 우물가의 장난 마당 지키던 발걸음까지 다 모였어 밥 세 그릇, 이 집이 다시 북적여 서른 해 이어온 그 정성 그대로 지붕에서부터 다 봤다며 재잘재잘 숨 돌릴 틈 없이 소식을 쏟아내고 젖은 발로 뛰어와 제일 먼저 앉는 막내는 오늘도 국그릇부터 챙기네 담장 밖까지는 나서지 못해도 저물녘이면 어김없이 문 앞에 서서 말없이 마중 나온 그 든든한 뒷모습 그게 셋만의 다정한 방식이었어 밥 세 그릇, 오늘도 김이 모락모락 셋이 앉아 다투듯 웃으며 먹는 시간 지붕 위 소식, 우물가의 장난 마당 지키던 발걸음까지 다 모였어 밥 세 그릇, 이 집이 다시 북적여 서른 해 이어온 그 정성 그대로 마른 화분에 물 한 번 흠뻑 주면 잎끝마다 초록이 다시 피어나듯 텅 비었던 마루에도 온기가 돌아 새해 첫 아침, 웃음소리부터 차려볼게 밥 세 그릇, 놓인 자리 그대로 셋이 앉아 새해를 왁자지껄 맞이해 당신은 없어도 남겨준 이 마음이 오늘도 이 집을 가득 채우고 있어 밥 세 그릇, 내년에도 거르지 않을게 그 정성이 우릴 여기 있게 했으니까 오늘도 셋이 모여 앉아 와글와글, 김이 모락모락 새해 첫 밥상이 차려졌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