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너를 보내고 돌아온 너의 집 네 이름 새긴 문패만 나를 맞더라 십 년을 아끼고 또 아껴 마련한 그 보금자리엔 차가운 적막만 흐르더라 세탁기 안 작업복은 향기만 남아서 주인 없는 방 안을 맴돌고 있는데 베란다에 널려야 할 하루의 고단함도 그날에 멈춘 채 아비를 울리더라 얼마나 급하게 떠났으면 빨래도 못 널고 갔느냐 얼마나 서둘러 떠났으면 따뜻한 밥 한술 못 먹고 갔느냐 전자레인지 속 식어버린 밥 한 공기 아직도 네가 올까 기다리는데 아들아, 이 못난 아비는 오늘도 네 이름만 부른다 현관 앞에 놓인 택배 상자 하나 뜯어보면 네 웃음 나올 것만 같은데 떨리는 두 손으로 차마 열지 못하고 품에 안은 채 밤새 울고 또 울었다 밤낮없이 일하며 흘렸던 땀방울로 어렵게 장만했던 너의 작은 세상 남겨진 물건마다 네 숨결이 어려 아비의 가슴만 무너져 내린다 얼마나 급하게 떠났으면 인사 한마디도 못 했느냐 얼마나 아프게 떠났으면 아비 손 한번 못 잡고 갔느냐 작업복에 남은 네 체온을 더듬으며 눈물로 긴 밤을 지새우는데 재봉아, 이 못난 아비는 오늘도 네 이름만 부른다 하늘도 무심하다 꽃같은 너를 먼저 데려가고 남겨진 아비의 세월은 그리움만 안고 흘러간다 아들아, 거기서 일 다 끝났으면 꿈길이라도 잠시 다녀가렴 이 아비는 아직도 널 못 보내 빈집만 서성이며 살아간단다 아들아, 한 번만이라도 "아빠" 하고 불러다오 목이 쉬도록 네 이름 부르면 어디선가 대답이 들릴 것 같아 재봉아... 내 아들아... 보고 싶다, 정말 보고 싶다 이 아비 가슴이 멈추는 날까지 너를 그리워하며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