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유리에 이마를 대고 규칙적인 진동을 느껴봐 따뜻한 햇살이 눈꺼풀에 내려앉아 책을 읽으려던 마음은 접어두고 나른함 속에 스르르 잠겨들어 누구의 방해도 없는 이 작은 의자 나에게 허락된 가장 게으른 시간 스쳐가는 풍경은 꿈결처럼 번지고 가끔 들리는 안내방송 소리마저 자장가처럼 부드럽게 들려와 잠시 눈을 감아도 괜찮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날 이 기차가 나를 데려다줄 테니까 그냥 흐르는 대로 흔들리는 대로 오후의 햇살 속에 머물러 꿈속인 듯 현실인 듯 경계가 흐릿해지는 이 포근한 순간 잠시 눈을 감아도 괜찮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날 이 기차가 나를 데려다줄 테니까 그냥 흐르는 대로 흔들리는 대로 오후의 햇살 속에 머물러 덜컹 덜컹 이 소리가 참 좋다 잘 자요 잠시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