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erse 1] 그해 겨울은 살을 에이도록 거칠었다 매운 바람에 떠밀려 나는 북쪽 끝에 서 있었다 하늘마저 지쳐버린 끝도 없는 벌판 발 하나 내려놓을 작은 땅조차 없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Verse 2] 해는 뜨지 않고 차가운 바람만 머리를 감돌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저 먼 평원의 끝을 바라본다 무엇이 나를 이토록 갈급하게 하는가 무엇이 나를 이토록 애달프게 하는가 돌아갈 곳 때문인가 가야 할 곳 때문인가 [Chorus]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나는 아직 여기 서 있다 무릎 꿇을 곳도 한 발 디딜 곳도 없는 이 차가운 세상 한가운데 눈을 감는다 끝내 절망하지 못하는 내 안의 무엇 하나 겨울은 어쩌면 강철로 된 무지개인가 [Verse 3] 쓰러지면 그만일 것을 왜 다시 몸을 일으키는가 놓아버리면 편할 것을 왜 또 먼 곳을 바라보는가 희망이라 부르기엔 너무 차갑고 절망이라 부르기엔 아직 뜨거운 것 그것 하나 품고 나는 여기까지 왔다 [Bridge] 길이 있어서 가는 것인가 가다 보면 길이 되는 것인가 나는 아직 모른다 다만 오늘 이 매운 바람 속에서 한 걸음만 더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한 걸음만 더 [Outro] 봄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눈을 감고 생각한다 이 겨울을 지나고도 내가 아직 서 있다면 저 차갑고 단단한 하늘 어딘가 강철 같은 무지개 하나 나를 기다리고 있으리 나는 다시 한 발을 내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