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 Cover Image

마음이 먼저 추워졌다

+ Show full styles
V6

마음이 먼저 추워졌다 [Verse 1 — Low, husky female vocal; piano only] 문을 나서자 소매 끝으로 찬 공기가 먼저 들어왔다 별일 없이 지나던 골목인데 오늘은 모퉁이가 낯설었다 주머니 속에 접어 둔 두 손 갈 곳도 없이 몇 번을 움직이고 나는 왜인지 대답도 못 한 채 신호가 바뀌는 걸 바라봤다 [Pre-Chorus — Low strings slowly emerge] 울 만한 일은 없었다 무너질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 자꾸 목 끝에 걸리는 이름 없는 무언가 [Chorus — Powerful husky vocal; sweeping orchestral strings] 마음이 먼저 추워졌다 계절보다 조금 일찍 웃고 있는 내 얼굴 뒤로 설명 못 할 내가 서 있었다 아무것도 잃지 않았는데 왜 자꾸 빈손 같은지 돌아갈 곳을 모르는 사람처럼 오늘의 나를 안고 서 있다 [Verse 2 — Intimate vocal; piano with subtle cello] 가게 유리창에 비친 얼굴 생각보다 오래 나를 바라봤다 괜찮다는 말은 참 쉬웠는데 괜찮은 까닭은 떠오르지 않았다 누군가 안부를 물어온다면 나는 또 별일 없다고 하겠지 그 짧은 대답 뒤에 남겨 둔 것들 나조차 읽을 수 없는데 [Pre-Chorus 2 — Strings gradually intensify] 어디서부터 이랬는지 언제부터 나를 미뤘는지 기억나지 않는 마음의 표정이 오늘따라 선명하다 [Chorus — Full strings; emotional vocal lift] 마음이 먼저 추워졌다 계절보다 조금 일찍 아무렇지 않은 하루의 끝에 감춰 둔 내가 울고 있었다 누구의 탓도 아닌데 누구에게도 못 가는 마음 괜찮다는 말로 덮어 둔 자리마다 찬 바람이 지나간다 [Bridge — Piano and cello; vocal nearly breaking] 혹시 나도 몰랐던 걸까 오래전부터 조금씩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되는 일에 너무 많은 나를 썼다는 걸 오늘만은 묻지 말아 줘 왜 그러냐고, 무슨 일이냐고 나도 나를 설명할 수 없는 밤 그저 잠시 이대로 있게 해 줘 [Final Chorus — Grand orchestral swell; raw, husky vocal] 마음이 먼저 추워졌다 이제야 나를 알아본다 잘 견뎌 왔다는 말보다 먼저 많이 지쳤다고 말해 본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도 내일이 여전히 낯설어도 오늘의 나를 모른 척하지 않고 조금 더 곁에 있어 주기로 [Outro — Strings fall away; solo piano, almost whispered] 문을 나서면 또 바람이 불겠지 나는 다시 걸어가겠지 다만 오늘은 내 마음이 추웠다는 걸 잊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