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우리 사는 게 다 그래 눈앞에 보이면 덜컥 믿어버리지 멀리서 보면 다 맞는 것 같거든 직감이라는 거, 참 달콤하잖아? 머리 아프게 따질 필요도 없고 말이야 (그저 보는 대로, 이끄는 대로) 근데 말이야, 그게 우리 마음이 파놓은 가장 게으르고 아늑한 함정일지 몰라 자, 걷던 길을 잠깐만 멈추고 들어봐 진짜 중요한 답을 찾아야 할 때는 게으른 뇌를 조금 세게 흔들어야 해 귀찮고 무겁고 숨이 차오르겠지만 느릿느릿 한 걸음씩 따져보는 거지 내가 속고 있는 건 아닌지, 이게 정말 맞는지 (조금 숨이 가빠와도) 그래야 비로소 진짜가 보이기 시작하니까 우리는 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확신을 하지 골치 아픈 확률 따윈 슬쩍 밀쳐두고 말이야 내 생각이 무조건 맞다고 우기는 바로 그 순간 우린 이미 그 깊은 덫에 걸려든 거야 오늘 하루 툭툭 던진 수많은 선택들 말이야 정말 네가 깊이 고민하고 내린 결정 같아? 아니면 그냥, 처음 스친 바람에 속아 넘어간 걸까? 서두를 것 없어. 나이 들수록 생각은 느려져야지. 천천히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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