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발 두발 앞으로 두발 옆으로 뒤로 왼쪽 갔다 오른쪽 갔다 내 발이 왜 이래 바닥은 매끈매끈 내 발은 뒤뚱뒤뚱 시선은 발끝에 꽂히고 몸은 자꾸 삐딱삐딱 어라? 저기 뭐야? 지나가던 돈벌레 한 마리 걸음을 딱 멈추고 나를 빤히 쳐다보네 너는 발이 몇 개냐 하나 둘 셋 넷 다섯 세다가 포기했다 아 몰라, 너무 많아! 나는 두 발 너는 수십 발 나는 셔플 너는 행진 가지런한 네 발걸음 참 부럽다 야 한발 두발 뒤뚱뒤뚱 세발 네발 뒤뚱뒤뚱 신경질 나서 슬쩍 걷어찼더니 어어어어! 훌러덩 콰당! 내가 넘어졌네 내가 넘어졌네 동네 최고의 셔플러가 마당에서 굴렀네 다시 일어나 보니 돈벌레는 간데없고 바닥에 남은 건 내 체면 하나 오늘은 일요일 두 발에 시선을 묻고 왼쪽 오른쪽 앞으로 뒤로 한발 두발 세발 열발 열발 스무발 모르겠다 돈벌레야 너 참 좋겠다 발이 많아서 좋겠다 나는 두 발 너는 수십 발 나는 셔플 너는 행진 나는 비틀 너는 직진 나는 뒤뚱 너는 일렬종대 나는 셔플러 동네 최고의 셔플러 한발 앞으로 두발 옆으로 한발 뒤로 몸은 빙글빙글 돈벌레 흘낏 나도 흘낏 누가 먼저 갈까? 셔플! 셔플! 두 발로 셔플! 돈벌레야 기다려! 나도 간다 셔플! 한발 두발 한발 두발 오늘도 나는 발끝으로 산다 돈벌레 수십 발 나는 달랑 두 발 그래도 나는 셔플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