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 Spoken, low and quiet] 세상은 여전히 돌아갔고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웃고 싸우며 살아갔다 그날 하나님이 내게 말씀하셨다 “끝이 내 앞에 이르렀다 너는 방주를 만들라” 나는 들었다 하지만 듣는 것과 믿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Verse 1] 하나님 정말 이 세상을 끝내십니까 내가 아는 얼굴들이 있고 함께 늙어 온 사람들이 있고 아침마다 문을 여는 이웃과 거리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있는데 사람의 악이 땅에 가득하고 마음의 생각이 악하다 하셨지만 그들 속에 나도 살아왔는데 나는 어떻게 그들을 바라봐야 합니까 왜 나를 부르셨습니까 왜 하필 나입니까 나는 심판을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오늘을 살던 사람인데 [Chorus] 비는 아직 오지 않았네 하늘은 여전히 맑았네 그런데 나는 배를 만들고 있었네 보이지 않는 것을 믿으며 들리지 않는 빗소리를 기다리며 사람들은 웃었겠지 나도 때로는 나를 의심했겠지 그래도 망치를 들었네 하나님 내가 이해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말씀하셨으니까 [Verse 2] 나무를 자르고 역청을 바르고 하루가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해가 되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네 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나는 속으로 물었네 정말 비가 옵니까 내가 잘 들은 것이 맞습니까 혹시 내 두려움을 하나님의 음성이라 착각한 건 아닙니까 하지만 다시 그 말씀으로 돌아갔네 너와 네 집은 방주로 들어가라 그 한마디 붙잡고 또 나무를 올렸네 [Verse 3] 그리고 문 앞에 섰을 때 마음은 더 무거웠네 내 가족은 안에 있고 세상은 밖에 있었으니까 구원받는다는 것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네 누군가 살아남는다는 것은 누군가 남겨진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리고 하나님이 문을 닫으셨네 내 손으로 닫은 문이 아니었네 그 순간 나는 알았네 심판도 구원도 내 뜻대로 움직이는 일이 아니라는 걸 [Bridge — Sparse] 첫 빗방울 두 번째 빗방울 그리고 하늘이 열렸네 내가 그렇게 기다렸던 증거가 막상 눈앞에 왔을 때 나는 기뻐하지 못했네 믿음이 옳았다는 안도보다 세상이 무너지는 소리가 더 컸네 [Verse 4] 물 위에서 보낸 긴 시간 어디가 산인지 어디가 길인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네 하나님 말씀대로 했는데 왜 이렇게 외롭습니까 순종하면 모든 것이 분명해질 줄 알았는데 방주 안에서도 기다려야 했네 믿음은 문을 들어가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도 그 문 안에 머무는 일이었어 [Final Chorus] 비가 멎고 바람이 불었네 물이 조금씩 내려가고 나는 새를 날려 보내며 새로운 땅을 기다렸네 마침내 문이 열리고 젖은 땅을 밟았을 때 내가 처음 한 것은 집을 짓는 일이 아니었네 제단을 쌓았네 살아남았다는 기쁨보다 먼저 나를 여기까지 붙드신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네 [Final Verse] 그리고 무지개가 떴네 다시는 이와 같이 땅을 멸하지 않겠다는 약속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알았네 홍수가 사람의 마음까지 씻어 낸 것은 아니었다는 걸 나도 여전히 연약하고 세상도 다시 흔들리겠지만 하나님은 심판 뒤에도 약속을 남기셨네 노아의 이야기는 비를 피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말씀 앞에서 긴 시간을 견뎌 낸 사람의 이야기 보이지 않아도 만들고 두려워도 들어가고 막막해도 기다리고 모든 것이 끝난 자리에서 다시 하나님께 제단을 쌓는 이야기 [Outro — Spoken] 나는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심판해야 했는지 왜 나를 택하셨는지 왜 그렇게 오래 기다려야 했는지 다만 한 가지는 알았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다는 것은 미래를 다 아는 것이 아니라 아직 비가 오지 않을 때에도 방주를 만드는 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