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던 그날도 여느 날 같았지 다녀오란 한마디 웃으며 보냈는데 그 인사가 마지막일 줄은 몰랐어 세상은 왜 아무 말도 없었을까 현관에 남겨진 너의 운동화 하나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아 오늘도 습관처럼 불을 켜 놓고 괜히 네 방 문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사람들은 시간이 약이라 하지만 멈춰버린 내 시간은 아직 그날인데 준비 안 된 이별이라 눈물도 준비 못 했구나 손 한 번 붙잡지 못 하고 이름만 하늘에 띄운다 아들아 한 번만이라도 아빠를 불러 줄 순 없겠니 살아가는 모든 하루가 너를 기다리는 시간이구나 밥 한 그릇 차려 놓고 마주 앉아 보면 숟가락 하나가 오늘도 비어 있구나 좋아하던 반찬을 만들어도 이제는 웃으며 맛있다는 말이 들리지 않아 사진 속 웃음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아빠 마음만 계절 따라 늙어만 간다 보고 싶단 그 말조차 미안해서 별빛만 바라보다 또 밤을 새운다 혹시 바람 되어 다녀갔다면 내 어깨 한 번만 스쳐 주렴 꿈속에서라도 웃는 얼굴 보여 준다면 아빠는 그 하루로 오래 살 수 있을 텐데 준비 안 된 이별이라 사랑도 다 못 전했구나 미안하단 그 한마디가 평생 가슴에 남았구나 언젠가 다시 만나는 날 꼭 안아 주며 말하고 싶다 세상 누구보다 사랑했다고 너는 아빠의 전부였다고 별이 되어 기다리는 너에게 오늘도 난 한 걸음씩 걸어간다 눈물 끝에 피어난 사랑으로 우리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