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방을 정리하다 문득 멈춰 섰네 옷장 속에 걸려 있는 낡은 작업복 하나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와 "아버지 다녀왔습니다" 웃을 것만 같은데 주머니 끝에 묻어 있는 작은 먼지마저 네 숨결인 것만 같아 차마 털지 못하고 떨리는 손끝으로 조심스레 만져보면 가슴속 그리움만 또 깊어져 간다 아들아 왜 아프단 말 한마디 못 했니 왜 혼자 그 아픔을 품고 견뎌야 했니 작업복 앞에 앉은 이 아버지는 오늘도 눈물로 밤을 적신단다 네가 입던 그 옷을 품에 안으면 아직도 체온이 남아 있는 것 같아 부르면 올 것 같아 창밖을 바라보다 또 한없이 무너져 내린다 새벽마다 출근하던 소리 죽인 발걸음 이젠 어디에서도 들을 수가 없구나 벽에 걸린 작업복과 현관의 안전화만 외로운 이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네 돈 버는 기계 같다며 웃던 네 그 말 그때는 왜 몰랐을까 얼마나 힘들었는지 일만 하며 살아온 너의 외로운 시간을 아버지는 이제야 가슴으로 안다 아들아 왜 그리도 서둘러 떠났니 인사 한마디조차 남기지 못한 채 작업복 앞에 앉은 이 아버지는 오늘도 눈물로 밤을 적신단다 네가 입던 그 옷을 품에 안으면 아직도 체온이 남아 있는 것 같아 부르면 올 것 같아 창밖을 바라보다 또 한없이 무너져 내린다 하늘에도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느냐 별이 되어서도 그렇게 바쁘게 사느냐 한 번만 꿈속에라도 다녀가 주렴 아버지 걱정 말라 한마디만 해다오 못 해준 사랑이 너무 많아 못다 한 말들이 가슴에 남아 죄 많은 이 아버지의 눈물은 오늘도 긴 밤을 헤매고 있구나 아들아 보고 싶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세상이 멈춘 듯 하루가 흘러간다 남겨진 이 아버지의 시간들은 그리움 속에서만 살아가고 있단다 언젠가 하늘길 끝에서 다시 만나면 사랑한단 그 말 꼭 전해주련다 그날까지 아버지는 네 작업복 곁에서 이름을 부르며 살아가마 아들아... 오늘따라 더욱 보고 싶구나 내 아들 재봉아... 참 많이 그립구나.